이성진 (와부고 졸, 서울시립대 정시합격)

이 수기를 읽게 될 친구들아 안녕?
나는 알고리즘 구리센터 16기 이성진이라고 해

너희들이 이 수기를 읽기 전에 염두에 두어야 할 게 있어.
나는 나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이라 수기 이곳저곳에 재수 없고 잘난 척 하는 말투가 배어있어도 이해해주길 바랄게.

난 고2 겨울 방학 때 알고에 왔어. 노트를 받고 호기심에 다른 학원에 다니던 친구 두명을 끌고 공개강의를 들으러 와서는
그 두명까지 같이 등록시켜 버렸지. 그 때 내 언수외 등급이 111이었는데, 공개강의를 들을 때는 ‘내가 원래 쓰던 방법인데?’,
‘쉬운 걸 그럴듯하게 포장하네.’ 등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 또 매주 진행되던 수업에서도 문제를 빨리 풀고 노닥거린다던지,
애들이 다 틀린 답을 말할 때 혼자 정답을 크게 외친다던지 하는 누가 봐도 재수없는 짓을 하고 있었지.
그렇게 혼자 자만하면서 항상 알고에서 1등을 도맡았어. 물론 주변에서 자만하면 망한다는 소리도 엄청 들었는데,
나는 좀 특이한 케이스라 주변 사람보다 내가 뛰어나다는 게 느껴지면 더 공부가 잘 되곤 했어. 또라이같지? 맞아.
그렇게 수능 전까지 계속 1등급만 보면서 희열을 느끼고 있었지. 대충 이정도 문맥이면 수능때 어떻게 됐을지 느껴지지?
평소 등급보다 하나씩 내려가 있었어. 근데 이상하게도 미련같은 건 전혀 없고 ‘난 어딜 가던 내 뛰어난 역량으로 잘 될 수 있어’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또라이같지? 맞아. 그리고 나는 지금도 나 잘난 맛에 잘 살고 있어.

지금까지 별 교훈 없이 내 과거사만 읊었는데, 이 과거사를 통해 내가 느낀 걸 바탕으로 조언해 주고 싶어.
모두가 고3 생활을 지겹고 견디기 힘들어 할 때, 그 힘든 정도를 줄이려면 너희가 행복을 느끼는 원천이 어딘지 알고,
그것과 고3 생활을 함께하려고 노력해봐. 맛있는 걸 먹으면서 행복한 친구는 1년을 즐거운 식사와 함께 하고,
친구들과 떠들고 노는 게 좋은 친구는 그 친구들과 1년을 함께 하는 거야. 나는 그게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느껴지는 자만심이었던 거고,
알고리즘에서 그걸 충분히 느껴가면서 1년을 잘 버틴 것 같아. 물론 자신의 행복의 원천을 찾는 게 절대 쉬운 일은 아니야.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뭔지 모르겠으면 알고리즘으로 오길 바라. 알고리즘이 찾아줄 거야. 찾아주지 못하면 만들어 줄 거야.

너희들의 고3 1년이 행복하길 바랄게.

이성진 (와부고 졸, 서울시립대 정시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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