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미 (동산고졸, 이화여대 사회교육과 수시 합격)

안녕하세요. 수험생 여러분, 이 공책으로 열심히 공부하다가 잠깐 집중이 안 되서 펼친 페이지에 제 이야기가 써져 있을 걸 생각하니 미소가 번집니다. ^^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 일 테죠? 아주 잠깐의 시간이겠지만 이 시간을 통해 얻어 가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은 지금 막 여자도, 남자도 아니라고들 하는(ㅋㅋㅋ) 고3에 입성한지 얼마 안 되었을 것이고, 저는 그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는 여러분께 제 이야기를 통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펜을 들었으니까요 ^^

제 소개가 늦어졌네요, 저는 이제 파릇파릇한 스무살이 된 이혜미 입니다.^^ 안산 동산 고등학교를 올해 졸업 했구요 이화여자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제가 다닌, 그리고 다닐 학교만 본다면 저라는 사람은 공부 잘 하고 탄탄대로를 걸어온 것 같아 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 고등학교 2학년 초부터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습니다.
그때 당시 사람을 만나는 데 있어서 두려움이 없었던 제가 한 친구와 관계가 틀어지고 난 뒤에 급격하게 자신감이 떨어졌습니다. 처음 겪었던 이런 일이 매우 낯설었고, 그 이후로 어떤 행동을 할 때나, 말을 할 때, 심지어 생각을 할 때도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나하나 생각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혜미는 밝고, 사교성도 좋다곤 했지만 속으로는 그게 아닌데 하며 이질감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곤 했습니다.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보다 낮아진 성적은 끊임없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이로 인해 생기는 부모님과의 갈등이나 내가 내 자신을 놓아 버리는 모습은 자존감을 하락시키는 또 하나의 원인으로 자리하게 되었어요. 1학년 2학기 중간고사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어렵기로 평이 자자했지만 수학에서 39점을 맞으리라곤 꿈에도 생각을 못했거든요. 부모님께 말씀도 못 드리겠고,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더 내려가는 성적에 엄청난 좌절을 경험하며 친구와 함께 눈물의 떡볶이를 먹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 충격의 중간고사가 끝난 후, 1학년의 저는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 하고 지금까지 다니지 않았던 수학 학원을 가게 됩니다.

그 학원은 학교 근처에 있던 학원이었습니다. 자습을 해왔던 저로서는 많은 과제량이 부담되었지만 그 정도는 해야 성적이 오르는 거구나 싶었어요. 또한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 경쟁심을 느끼며 ‘열심히 해야겠다.’ 라는 강한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죠. 기말고사 범위인 삼각함수를 쎈 문제집으로 한번 쭉 풀고 오답노트를 하기 위해 삼공 바인더에 틀린 문제들을 일일이 기록해 나갔습니다. 수학까지 약한데다가 삼각함수 부분이 어려워서 오답노트를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30장이 넘는 오답 종이를 달달 외우고 나서야 기말고사에서 34점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너무 뿌듯했어요.^^ 이제야 방법을 안 것 같아 뛸 듯이 기뻤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저는 다시는 그런 열정을 보이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시간적 소모가 너무 많아 다른 과목에 노력을 적게 할 수 밖에 없었고 체력적으로도 감당이 안 되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때 작성했던 바인더는 저에게 열심히 했다는 훈장처럼 남아 있지만 중간에 포기하게 되어버린 공부법이니까 지금 봐도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네요. 그래도 올바른 공부법이 무엇인지 찾아보려는 시도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았습니다.

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혀도 보고 친구와의 골도 그때가 가장 깊어지면서 저는 점점 더 숨이 막혀가고 있었어요. 학원에서 배우는 공부도 다른 친구를 의식하며 겨우겨우 하는 것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그렇게 일 년을 다니는 중에 저는 지금의 여러분처럼 알고리즘의 수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수기에 적혀진 선배님들의 이야기는 제가 가장 즐겁게 공부했던 중학교 1학년 때를 떠올리게 했어요. 학생들 간에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날의 나와 경쟁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서로 알려주고 가족 같은 분위기의 학원이라는 것, 그 때 저는 그러한 것들이 너무나 필요했었기 때문에 시기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2학년 겨울방학, 알고리즘의 문을 열고 들어오게 됩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우연 치고는 너무나 고마운 알고리즘과의 인연이 시작 된거죠.

제가 이곳에서 얻은 것은 너무 많지만 크게 두가지로 나눠 보자면 첫째는 인간성이고 둘째는 수학에 대한 정확한 접근법 입니다. 먼저 인간성은, 제가 가장 갈급했던 부분이고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었어요.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생각했던 그때 당시의 저는, 남을 배려하는 것보다 내 이익을 먼저 생각했고 날카롭고 예민해져 있었습니다. 그때 정 많은 카운셀러 분들과 보카 언니 오빠들이 자기가 맡은 학생의 일이라면 자기 일처럼 신경 써 주시고 가족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지 않았으면 아마 저는 지금까지도 다른 사람 탓만 하면서 다가가지 못하는 제 모습에 우울해 하고 있었을 겁니다. 또한 같이 수학문제를 토론하는 친구들 알고의 모든 친구들은 정말 구김살 없이 밝은 아이들이었어요. 편하게 이야기하고 열심히 토론하고 제가 원하던 공부 환경이 갖추어져 있으니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 셈이었습니다.
점점 더 긍정적으로 변하는 모습에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은 물론이구요 ^^
둘째로 수학문제에 대한 정확한 접근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알고리즘만의 챕터(교재)를 통해 수학문제를 풀 때 어떤 순서로 접근을 해야 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알았고, 토론으로 수학을 공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예전에 동산고 친구와 같이 매달 모의고사를 보면 각자 오답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또 그 문제를 가지고 토론을 했었어요.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넘어간 뒤 틀리는 것보다, 한번 토론으로 명확하게 기억에 남긴 뒤 다음 시험에서 활용해서 맞으면 그 쾌감이 엄청 났습니다. ㅎ0ㅎ 그렇게 지식이 쌓이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또 뿐만 아니라 교과서의 활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모든 기초적인 수학 개념은 교과서로부터 시작되는 거잖아요? 이제는 제 인생의 모토인 기초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지난 일년여의 시간이었습니다.
1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 다면 긴 이 시간동안 저는 많이 변화했고, 도전했습니다. 사실, 알고리즘에 다니는 초반에는 '과연 이 방법이 맞을까?', '이게 뭐야 너무 쉽게 풀어 나가네?', '이렇게 시간낭비 해도 되는거야?' 라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쓸데없는 공부에서의 자존심은 모두 버리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니 많은 것들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어디에서건 자신이 마음먹기 나름이고 받아들이기 나름인 것 같아요. ^^ 지금 부쩍 힘들 때라는 걸 잘 압니다. 여러분이 지난날의 저처럼 힘들어 하지 말고 어디에서건 긍정적인 마음으로 앞에 있는 장애물들을 뛰어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여러분이 제가 이렇게 바뀔 수 있었던 알고리즘에 와서 카셀분들과 보카 언니오빠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장애물을 넘는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었으면 더더욱 좋겠구요. ^0^

이렇게 긴 글 열심히 읽어 줘서 고마워요 ㅎㅅㅎ 다시 공부하러 뒷장을 펼 시간입니다. 긴 수험 페이스에서 승리하시길 간절히 빌게요 !! 화이팅!!

이혜미 (동산고졸, 이화여대 사회교육과 수시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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